REST API는 오늘날 많은 웹 개발자들이 Web API 설계를 할 때,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입니다. REST API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REST architecture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하는데요. 일단 REST architecture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REST architecture란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인 Roy Fielding이 본인의 박사 논문 'Architectural Styles and the Design of Network-based Software Architectures'에서 제시한 개념인데요. 그는 웹이 갖추어야 할 이상적인 아키텍처(구조)로 REST architecture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REST는 Representational State Transfer(표현적인 상태 이전)의 줄임말로, 해석하면 '표현적인, 상태 이전'이라는 뜻입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이 용어는 Roy Fielding이 고안한 용어인데요. 지금 여러분이 웹 서핑을 할 때를 생각해보세요. 만약 웹을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면, 각각의 웹 페이지는 그 프로그램의 내부 상태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웹 페이지들을 계속 옮겨 다니면서 보게 되는 내용은, 웹이라는 프로그램의 매번 새로운 상태를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이것을 '표현적인, 상태 이전'이라고 하는 겁니다. 조금 추상적인 느낌이지만 이해는 되시죠?
그럼 REST architecture가 되기 위한 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다음과 같은 6가지 기준을 충족하면 REST architecture로 인정됩니다.
- Client-Server
- Stateless
- Cache
- Uniform Interface
- Layered System
- Code on Demand
각 기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보자면 REST architecture는,
- (Client-Server) Client-Server 구조를 통해 양측의 관심사를 분리해야 합니다. 현재 토픽에서는 웹 브라우저가 실행되고 있는 컴퓨터가 Client, 서비스를 제공하는 컴퓨터가 Server에 해당하는데요. 이렇게 분리를 해놓으면 Client 측은 사용자에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화면을 보여줄지, 다양한 기기에 어떻게 적절하게 대처해야할지 등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고, Server 측은 서비스에 적합한 구조, 확장 가능한 구조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등의 문제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자가 서로를 신경쓰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겁니다.
- (Stateless) Client가 보낸 각 리퀘스트에 관해서 Server는 그 어떤 맥락(context)도 저장하지 않습니다. 즉, 매 리퀘스트는 각각 독립적인 것으로 취급된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리퀘스트에는 항상 필요한 모든 정보가 담겨야합니다.
- (Cache) Cache를 활용해서 네트워크 비용을 절감해야 합니다. Server는 리스폰스에, Client가 리스폰스를 재활용해도 되는지 여부(Cacheable)를 담아서 보내야합니다.
- (Uniform Interface) Client가 Server와 통신하는 인터페이스는 다음과 같은 하위 조건 4가지를 준수해야 합니다. 이 조건이 REST API와 연관이 깊은 조건입니다. 어떤 4가지 하위 조건들이 있는지 살펴봅시다.
(4-1) identification of resources : 리소스(resource)는 웹상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나타내는 용어인데요. 저도 이번 노트에서는 리소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겠습니다. 이것은 리소스(resource)를 URI(Uniform Resource Identifier)로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URI는 URL의 상위 개념으로 일단 지금은 URL이라고 생각하셔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4-2) manipulation of resources through representations : Client와 Server는 둘 다 리소스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게 아니라 리소스의 '표현(representations)'을 다뤄야 합니다. 예를 들어, Server에 '오늘 날씨'(/today/weather)라는 리소스를 요청했을 때, 어떤 Client는 HTML 파일을 받을 수도 있고, 어떤 Client는 이미지 파일인 PNG 파일을 받도록 구현할 수도 있는데요. 이때 HTML 파일과 PNG 파일 같은 것들이 바로 리소스의 '표현'입니다. 즉, 동일한 리소스라도 여러 개의 표현이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실, 리소스는 웹에 존재하는 특정 데이터를 나타내는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다루게 되는 것은 리소스의 표현들뿐인데요. 이렇게 '리소스'와 '리소스의 표현'이라는 개념 2개를 서로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이 REST architecture의 특징입니다.
(4-3) self-descriptive messages : self-descriptive는 '자기설명적인'이라는 뜻인데요. 위에서 살펴본 2. Stateless 조건 때문에 Client는 매 리퀘스트마다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아서 전송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때 Client의 리퀘스트와 Server의 리스폰스 모두 그 자체에 있는 정보만으로 모든 것을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4-4) hypermedia as the engine of application state : REST architecture는 웹이 갖추어야 할 이상적인 아키텍처라고 했죠? 이때 '웹'을 좀더 어려운 말로 풀어써 보자면 '분산 하이퍼미디어 시스템'(Distributed Hypermedia System)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하이퍼미디어(Hypermedia)는 하이퍼텍스트(Hypertext)처럼 서로 연결된 '문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미지, 소리, 영상 등까지도 모두 포괄하는 더 넓은 개념의 단어입니다. 즉, 웹은 수많은 컴퓨터에 하이퍼미디어들이 분산되어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분산 하이퍼미디어 시스템'에 해당합니다. 이 조건은 웹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간주했을 때, Server의 리스폰스에는 현재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이전할 수 있는 링크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즉, 리스폰스에는 리소스의 표현, 각종 메타 정보들뿐만 아니라 계속 새로운 상태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링크들도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자, 여기까지가 Uniform Interface의 4가지 하위 조건입니다. 사실, 오늘날 우리가 Web API를 설계할 때 위의 하위 조건들을 모두 제대로 이해하고 준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요. 일단 아직 남은 5, 6번 조건들을 마저 살펴보고, 4번에 관해 그나마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규칙들을 아래에서 살펴봅시다.
- (Layered System) Client와 Server 사이에는 프록시(proxy), 게이트웨이(gateway)와 같은 중간 매개 요소를 두고, 보안, 로드 밸런싱 등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Client와 Server 사이에는 계층형 층(hierarchical layers)들이 형성됩니다.
- (Code-On-Demand) Client는 받아서 바로 실행할 수 있는 applet이나 script 파일을 Server로부터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조건은 Optional한 조건으로 REST architecture가 되기 위해 이 조건이 반드시 만족될 필요는 없습니다.
자, 이때까지 REST architecture가 되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조건들을 배웠는데요. 이해가 잘 되는 것도 있고 조금 어려운 것도 있죠? 사실 이 내용은 다소 이론적이기도 하고, 웹에 대해 좀 더 많이 공부해야 이해할 수 있는 것들도 있기 때문에 일단은 그냥 넘어가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사실은, REST API는 바로 이런 REST architecture에 부합하는 API를 의미한다는 사실입니다. 참고로 이런 REST API를 사용하는 웹 서비스를 RESTful 서비스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Web API를 설계해야 REST API가 될 수 있는 걸까요? 사실 Roy Fielding의 논문에는 이것에 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내용들은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개발자들의 경험과 논의를 통해 형성된 사실상의(de facto) 규칙들이 존재하는데요.
우리는 그중에서도 조건 4. Uniform Interface의 하위 조건인 (4-1) identificaton of resources 에 관해서 특히 개발자들이 강조하는 규칙, 2가지만 배워보겠습니다.
(1) URL은 리소스를 나타내기 위해서만 사용하고, 리소스에 대한 처리는 메소드로 표현해야 합니다.
이 규칙은 조금 다르게 설명하자면, URL에서 리소스에 대한 처리를 드러내면 안 된다는 규칙인데요. 이게 무슨 말인지 1. Web API 부분에서 마지막에 언급했던 예시를 통해 이해해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새 직원 정보를 추가하기 위해서
- 'https://learn.codeit.kr/api/members' URL로
- 리퀘스트의 헤드에 POST 메소드를 설정하고,
- 리퀘스트의 바디에 새 직원 정보를 넣어서 보내면 된다
고 하는 경우는, URL은 리소스만 나타내고, 리소스에 대한 처리(리소스 추가)는 메소드 값인 POST로 나타냈기 때문에 이 규칙을 준수한 것입니다.
하지만
- 'https://learn.codeit.kr/api/members/add' URL로
- 리퀘스트의 헤더에 GET 메소드를 설정하고,
- 리퀘스트의 바디에 새 직원 정보를 넣어서 보내면 된다
고 하는 이 경우는 URL에서 리소스뿐만 아니라, 해당 리소스에 대한 처리(add, 추가하다)까지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작 메소드 값으로는 리소스 추가가 아닌 리소스 조회를 의미하는 GET을 설정했기 때문에 이 규칙을 어긴 것입니다.
URL은 리소스를 나타내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리소스에 대한 처리는 메소드로 표현해야 한다는 사실, 꼭 기억하세요!
(2) 도큐먼트는 단수 명사로, 컬렉션은 복수 명사로 표시합니다.
또 다른 규칙 하나를 살펴볼까요? 이 규칙은 URL로 리소스를 나타내는 방식에 관한 규칙인데요. URL에서는
이런 식으로 path 부분에서 특정 리소스(pogba, 축구 선수 포그바의 정보)를 나타낼 때 슬래시(/)를 사용해서 계층적인 형태로 나타냅니다. 지금 위 URL의 path 부분을 보면 '유럽의', '축구팀들 중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의', '선수들 중에서', '포그바'라는 선수의 정보를 의미하는 리소스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는데요. 이렇게 계층적 관계를 잘 나타내면, URL만으로 무슨 리소스를 의미하는지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Web API를 설계할 때는 이렇게 가독성 좋고, 이해하기 쉬운 URL을 설계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이때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사실 리소스는 그 특징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우리는 '컬렉션(collection)'과 '도큐먼트(document)'를 배울 건데요. 보통 우리가 하나의 객체로 표현할 수 있는 리소스를 '도큐먼트'라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 개의 '도큐먼트'를 담을 수 있는 리소스를 '컬렉션'이라고 하는데요. 쉽게 비유하자면, 도큐먼트는 하나의 '파일', 컬렉션은 여러 '파일'들을 담을 수 있는 하나의 '디렉토리'에 해당하는 개념입니다.
그리고 이에 관한 규칙은 바로, URL에서 '도큐먼트'를 나타낼 때는 단수형 명사를, '컬렉션'을 나타낼 때는 복수형 명사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칙입니다.
지금 위 URL에서 europe, manchester-united, pogba가 '도큐먼트'에 해당하고, teams, players가 '컬렉션'에 해당합니다. 도큐먼트는 단수 명사로, 컬렉션은 복수 명사로 표현한 것이 잘 보이죠?
예를 들어, 제가
- 전체 직원 정보 조회 - GET
- 새 직원 정보 추가 - POST
이 작업들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했던 'https://learn.codeit.kr/api/members' URL에서도 직원 전체를 의미하는 members는 이렇게 복수 명사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members는 member들을 담을 수 있는 컬렉션에 해당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 특정 직원 정보 조회 - GET
- 기존 직원 정보 수정 - PUT
- 기존 직원 정보 삭제 - DELETE
이 작업들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했던 https://learn.codeit.kr/api/members/3 URL에서는 도큐먼트를 나타내기 위해 단수 명사 대신 직원 고유 식별자인 id 값을 썼는데요. 이렇게 숫자를 쓰는 경우에는 단복수 문제가 없겠죠?
'도큐먼트', '컬렉션' 개념을 우리가 배운 메소드 종류와 연결해서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목 | /members | /members/3 |
GET | 전체 직원 정보 조회 | 3번 직원 정보 조회 |
POST | 새 직원 정보 추가 | X |
PUT | 전체 직원 정보 수정(잘 쓰이지 않음) | 3번 직원 정보 갱신 |
DELETE | 전체 직원 정보 삭제(잘 쓰이지 않음) | 3번 직원 정보 삭제 |
지금 표에서 보이는 것처럼, 전체 직원 정보를 대상으로 PUT 리퀘스트 또는 DELETE 리퀘스트를 보내는 것은 전체 직원 정보를 모두 수정 또는 모두 삭제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사실상 잘 쓰이지 않습니다. 위험한 동작이기 때문에 애초에 Web API 설계에 반영하지도 않고, 서버에서 허용하지 않을 때가 일반적이죠.
그리고 또 여기서 주목할 점은 POST 리퀘스트를 보낼 때, 컬렉션(members) 타입의 리소스를 대상으로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이 조금 헷갈릴 수도 있는데요. POST 리퀘스트를 보낼 때는 우리가 전체 직원 정보를 의미하는 컬렉션에 하나의 직원 정보(하나의 도큐먼트)를 추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URL로는 컬렉션까지만 /members 이렇게 표현해줘야 합니다. 따라서 /members/3 이렇게 특정 도큐먼트를 나타내는 URL에 POST 리퀘스트를 보내는 것은 문맥상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지금 같은 경우는 추가될 직원 정보가 어떤 id 값을 할당받을지 알 수도 없기 때문에 애초에 /members/[id]에 id 값을 지정한다는 것도 불가능하죠.
이 도큐먼트와 컬렉션 개념을 잘 기억하고 있으면 나중에 URL에서 단수 명사를 써야 할지, 복수 명사를 써야 할지 고민이 될 때 답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자, 이때까지 REST API의 조건 중 하나인 4. Uniform Interface을 좀 더 잘 지키기 위해 개발자들이 강조하는 규칙 2가지를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Web API를 REST API로 설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만족시켜야 하는 다른 조건들도 있기 때문이죠. 나머지 조건들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은 난이도 및 분량 관계상 생략하겠습니다. 나머지 조건들을 어떻게 준수하는지는 여러분이 웹에 좀더 익숙해지고 나서 나중에 더 찾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REST API는 개발자들이 Web API를 설계할 때 굉장히 중요하게 고려하는 가이드라인이기는 하지만, 앞서 제시한 6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가면서까지 100% 준수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래도 REST API는 웹 개발자의 주요 단골 면접 주제니까 관심이 있는 분은 이 글의 내용을 다시 자세히 읽고 필요한 내용을 더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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